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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 영화

badalove 2018. 7. 12. 15:42

세상에서 가장 슬픈 영화는 무엇일까?

슬픔이라는 게 사람마다 달라서 이구동성으로 '이것이다'라고 말할 수 없다.

슬픔이나 비극을 객관화 하는 방법은 세상에는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1993년에 발표된 신들러의 리스트가 가장 슬프다고 말한다.

1997년에 발표된 타이타닉을 꼽기도 한다.

1991년에 세계를 울린 영화 마이걸, 아역 배우 매컬리 컬킨을 잊지 못한다.



제임스 딘이 열연한 1955년의 이유 없는 반항이나 

1995년 캐나다 작가 마이클 온다체 원작의 영국인 환자도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

나는 지금도 이 영화를 최고의 명화로 꼽고 있다.



위에 열거한 영화 보다 10배 20배 더 슬픈 영화가 있다면 믿을까?

소피아 로렌이 열연한 해바라기 (원작 I girasoli)가 바로 그런 영화이다.

그렇게 많은 영화가 있고, 소설이 존재하지만, 이 영화보다 슬픈 얘기는 없을 것 같다.



해바라기는 1970년 이태리에서 제작되었으나, 스토리는 2차 세계 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징집을 피하기 위해 결혼을 했지만, 행복은 불과 12일, 러시아 전선으로 떠난다.

전쟁이 끝나고 떠났던 군인들이 돌아 왔지만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실종자 통보를 받았으나 믿을 수 없어

사진 한 장을 들고 남편을 찾아서 러시아로 떠난다. 천신만고 끝에

그곳에서 러시아 여성과 살림을 하고 있는 남편을 만난다.



전선에서 부상으로 죽어갈 때 그 러시아 여성의 도움으로 그는 살았다.

결국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자신의 은인과 결혼하여

러시아의 시골 작은 마을에 정착하였다.



비극적 현실 앞에 말을 잇지 못하고 다시 돌아서는 이태리 여인의 탄식,

눈물 없이는 보지 못하는 인간사의 아픔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영화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 사랑과 이별의 초상화이다.



나는 나이 들어 이 영화를 다시 보고자 몇 번 시도했으나 

차마 보지 못했다. 눈물이 앞을 가려서, 아니 견딜 수 없는 슬픔 때문에.

인생의 슬픔을 아는 자, 사랑과 이별의 실존에서 부대낀 자는 영화를 볼 수 없을 것이다.



삶에 행복이 있다 하나 슬픔 또한 엄연히 존재한다.

만남의 사랑을 노래하지만, 이별 또한 흔한 게 삶이다.

그래서 삶은 아프고, 아픈 가슴 부여잡고 그렇게 인고하며 사는 것이다.